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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현실 눈높이 맞춰야

여기저기서 결혼소식이 날아오는 것을 보며 가을을 실감한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있어 결혼은 로맨틱한 환상이다. 사랑의 완성, 적어도 그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위험천만한 생각인지 깨닫기에는 ‘연애’ 자체가 비현실적인 세계. 멋진 왕자가 아름다운 공주와 결혼한다는 동화처럼, 자신이 이성에게 바라는 요소를 상대방이 모두 갖추고 있기를 바라는 환상의 세계에 발을 딛고 있기에 무사히(?) 결혼에 골인한다.

문제는 신혼여행이 끝나고 갑자기 현실의 세계로 끌어내려졌을 때. 대부분 커플은 말한다. “저 사람은 나와 너무 다른 환경에서 자라 도저히 융합할 수 없다.” 연애할 때는 몰랐는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잠자는 것, 먹는 것 같은 사소한 것부터 도덕적 가치관 경제관념에 이르기까지 도무지 맞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한탄하는 것.

그러나 세상에 성장과정이 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때로 비숫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경험이란 각자의 고유한 영역. 결혼이란 현실의 세계에 발을 딛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이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가장 평범한 진리를 인정해야 한다. 서로 다른 면을 조금씩 이해하고 키를 맞춰 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러다 보면 상대방에 의해 자신도 모르고 있던 자기의 다른 면을 발견하기도 하고 늘 단점이라고 여기면서도 고치지 못했던 면을 과감하게 고치는 기회도 얻게 되는 법. 그것이 결혼생활의 성숙이고 발전이다.

결혼 후 3년 안에 파경에 이르는 부부들이 많다고 한다. 결혼이란 로맨틱한 환상이 아니라 현실임을 받아들이는데 실패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