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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근 선망 여성들의 배경

남자의 사타구니쪽으로 시선이 자꾸 가 괴롭다며 찾아오는 여성들이 최근 많아졌다. 그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고쳐지질 않아 창피한 나머지 직장에 사표를 쓰겠다느니 휴학을 하겠다거나 또는 외출이 겁난다고 털어놓는다.

대학 1년에 재학중인 한 여대생은 서클활동을 하던중 자신이 남학생들의 사타구니를 바라보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기도 모르게 시선이 그곳에 머물러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뛰며 죄책감을 가져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했다.

상대방도 자신의 시선을 의식하고 태도가 부자연스러워지는 듯 싶어 서클활동을 포기했다. 음탕한 여인으로 비칠까 두려워서다. 그러나 그녀는 남성을 이성으로 받아들이며 좋아하는 마음이 다른 여성에 비해 부족하다.

그녀는 딸 셋, 아들 하나인 집안에서 셋째딸로 태어났다. 바로 밑 남동생과는 5살 차이다. 외동아들을 편애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라며 부모와 남동생을 은근히 미워하며 자랐다.

남동생보다 공부를 잘해 '네가 아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는 소리도 자주 들었다. 성장과정은 그녀로 하여금 여성인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심한 성역할 갈등을 안겨줬다.

그녀는 치료될 때까지 악몽에 계속 시달렸다. 남자들의 수영하는 모습을 훔쳐보거나 그들을 향해 돌을 던지다가 다른 여자에게 들켜 수영장 물속으로 떼밀려 허우적대다가 놀라서 깨는 게 꿈의 주된 내용이다.

꿈을 보아도 그녀는 남성이 되고픈 '남근 선망'과 남자들을 질투하고 미워하며 두려워하는 감정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즉 남자의 사타구니를 쳐다보는 건 남성이 되고픈 무의식적 소원이다.

음탕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한 잠재의식으로 남성과 어울리는 자체가 심적부담이다. 남자들 앞에 서면 필요 이상으로 긴장되고 떨리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런 여성은 연애나 결혼을 하기 힘들 뿐 아니라 부부생활을 가져도 행복해지기가 어렵다. 남자가 되고픈 욕구 때문에 남편과 경쟁하며 여성역할을 거부해서다. 남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일로 갈등과 불화가 생겨 모두가 상처만 입는다. 이런 여성과 사는 남성은 별다른 잘못도 없이 일생을 부인에게 시달리며 산다.

남자는 행복을 느끼며 사는 여성과 살아야 한다. 행복한 여자는 자신이 여성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여성 역할을 즐겁게 수행하며 부부끼리 서로 존중하고 상부상조하는 존재로 남성을 느끼는 여성이 많을수록 세상 남성들은 행복해진다.

아들 딸 구별 않고 한 인간으로서 능력에 걸맞는 교육과 각자 성에 맞는 성역할교육, 자녀로서 아들·딸을 동등하게 사랑해 주는 부모 밑에서 자라게 해줘야 한다.

'성은 운명이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 또는 부모의 의지와 무관하게 결정되는 인간의 성을 뜻한다. 자연법칙인 셈이다. 그럼에도 현대에 와서 태아 성감별로 부모가 원하는 성, 특히 아들만 낳으려는 풍조가 있어 성도 이제는 반드시 운명적이지만은 않다.

이런 식으로 선택된 아들과 한 형제로 자랄 딸들은 부모의 남아 선호 때문에 자기가 여자라는 열등감을 가지고 불행하게 자란다. 심하면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시달린다.

아들만 편애하는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인정·의존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해 불만이 쌓이면 분노·불신·자기비하감이 싹터 자신감을 잃어버린 불행한 여인이 된다. 이런 여성이 결혼하면 어찌될까. 불행한 남성과 아이들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아들 선호와 편애가 결코 아들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문희/주신경정신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