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is responsive to your Click

월경에 대한 오해

"혹시 그거 하는 날이 가까워진 거 아냐?" 직장에서 여직원이 느닷없이 날카로운 반응을 보일 때,누구나 금방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쉽다. 나 역시 생리 전 일주일을 색연필로 표시해두고 사람들과 괜한 충돌을 빚지 않도록 긴장하곤 한다.월경전 증후군 때문에 까닭 없이 신경이 예민해지고 일탈적 충동이 커지기 때문이다.심지어 어느 외국 잡지에 실린 글에는 여성 경영인과 일 잘하는 법 중에 "여성 경영인의 생리주기를 알아 두라"는 항목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처럼 여성의 기분변화를 모두 호르몬 탓으로 돌리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 흥미로운 책이 있다. 사회 심리학자 캐롤 타브리스가 쓴 "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가 바로 그 책이다. 저자는 말한다. 일부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월경전 증후군을 모든 여성에게 일반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심지어 연구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의 질병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으나 책을 읽어가면서 차츰 저자의 말에 빨려들기 시작했다.실제로 여성의 기분변화를 대부분 호르몬 탓으로만 돌릴 경우 그 기분변화의 근본 원인에 대해 무시해버리기 일쑤이다. 타인은 물론 자기 자신까지도.또한 남성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똑같이 주기적 감정변화를 나타낸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어쩌면 실제로 월경전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성들을 뺀 나머지 여성들은 자신에게 나타나지도 않는 의사 월경전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그래서 정작 감정의 변화를 가져온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여러 지면에 지난 주처럼 월경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실린 적도 없다. 여성문화기획팀인 "불턱"(제주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는 장소를 가리키는말)이 기획한 제1회 월경 페스티벌이 고려대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금기를 깨뜨린 것이다.월경에 대한 남성과 여성 모두의 오해와 편견을 씻기 위한 한판 굿판이었다. 하지만 행여 월경을 핑계 삼아 앞서 말한 여성의 감정변화의 원인 찾기를 게을리 한다면 이 대회의 취지에도 맞지 않으리라.(1999.9)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대한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