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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다리기의 성적유희는...

전북 부안군 우동리 "줄다리기"

우리 겨레의 세시풍속과 민속신앙은 어느 종교보다도 오랜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또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속에 깊이 뿌리내려 왔기 때문에 농경과 관련된 수많은 상징이 내포되어 있다.

물론 요즘과 같은 산업사회에서 농경시대에 이루어진 사유와 신앙이 얼마 만큼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지는 미지수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종교이자 삶의 활력이 되어 준다.

그중에서도 정월 대보름에 펼쳐지는 줄다리기는 가장 신명나고 흥미로운 세시풍속중의 하나이다. 줄다리기는 비와 바람을 관장하는 용신을 즐겁게 해주는 놀이로 성행위의 모의주술이다. 암줄과 숫줄을 결합시켜 밀고 당기는 것은 용을 성교시켜 기쁘게 해 농사철에 비와 바람을 고르게 해달라고 염원하는 의식인 것이다.

한반도의 곳간이라 불리는 전라도 평야지대와 해안지방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줄다리기의 전통이 여러 곳에서 전승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조선 후기 실학자 유형원이 은거하여 ‘반계수록’을 저술한 마을로 유명한 전북 부안군 보안면 우동리의 줄다리기가 옛시절의 신명을 잘 간직하고 있다.

우동리 줄다리기에서 가장 흥겨운 장면은 고어름이다. 남녀가 성행위를 벌이는 원초적인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다. 암줄과 숫줄이 만났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전위행위를 묘사한다. 이때 줄위에는 전통혼례 때 입던 예복을 갖추고 사모관대에 족두리까지 쓴 신랑 신부가 등장하여 흥을 돋운다.

암줄은 수줍은 듯 결합을 거부하며 요동치지만 숫줄은 적극적으로 공략하여 암줄의 고속에 머리를 집어넣는다. 뜨겁게 달아오른 풍물가락과 함께 “여자가 잘 받쳐야지”, “물건 똑바로 세우고 들어와”등 진한 음담이 쏟아져 나온다.

이들에게 줄다리기의 성적유희는 생산과 창조에 관한 행위이고 벼농사의 풍작을 축원하는 의례로 베풀어지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암줄과 숫줄의 결합은 곧 하늘과 땅의 결합이고 살아있는 신화의 원형이 되는 것이다.

고어름이 끝나면 본격적인 줄당김이 시작되는데 이 줄당기기는 언제나 여자편이 이기는 것으로 되어 있다. 생산의 담당자인 여성 즉,지모신(地母神)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승부가 결정나면 남녀편이 대결의 상황에서 벗어나 한바탕의 난장을 트고 마을 사람들은 일심동체의 군무속으로 빠져든다.

스포츠 서울/이형권의 性이야기-한국문화유산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