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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스스로 가꾸는 것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소녀 같이 깨끗하고 고운 인상을 가진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다. 동네 주부들의 고민해결사 역할을 자청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할머니 역시 젊은 시절에는 바깥 일과 친구 일에 바빠 집에 있는 날이 거의 없었던 남편 때문에 무던히도 속이 썩었다고 한다.

처음엔 바가지도 긁고 눈물로 하소연해 봤지만 문득 모든 것이 아무 소용없음을 깨달았다. 사람은 스스로 바뀌기 전에는 누군가의 애원이나 충고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그 후로는 스스로 자기 마음을 괴롭히지 말자고 결심했다. 전에는 노심초사 남편 돌아오는 시간만 기다렸으나 그 때부터 읽고 싶던 책도 읽고 글도 쓰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자신을 생활의 중심에 두었다. 그러자 괴롭기만 하던 하루하루가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흔히 자신의 행,불행이 배우자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생활이 불행하다고 느끼면 먼저 상대방을 비난한다. “너를 만나 내 인생이 이렇게 됐다”는 그나마 나은 경우. “너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물어내!”라고 악을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마음의 행, 불행은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다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흔히 사람은 불행하면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리고 싶어한다. 부모 배우자에서 심지어 운명까지. 정신과에서는 이를 ‘투사’라고 한다. 그러나 투사는 분노와 피해의식으로 이어져 자신을 더욱 괴롭힐 뿐. 마음을 지키는 것은 곧 인생을 지키는 것이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장)